때는 포항으로 출장을 가는 날, 2026년 2월 10일 화요일.
1. KTX 241
허리가 아파 거북이처럼 엉금엉금 걸어서, 서울역에서 12시 39분에 출발하는 KTX 에 몸을 실었습니다. 이때도 평소처럼 새로운 길을 가는 것이니, 저의 최애 기기중 하나인 bGeigie Nano 를 키고 다니면서 방사능 측정을 하고 있었더랬죠.
그런데, 응?!!! 아니 미친... 생전 접해보지 못한 수치를 마주하게 됩니다.
뭐지? 뭐지? 하면서 이상함을 느끼고 승무원에게 자초지종을 설명 했지만, 그냥 웃으시면서 '네~ 차장님께 말씀 드려 놓을께요~' 하고 지나갔습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럴 수 있지요. 10km 상공의 비행기에서 대략 500CPM 정도였는데, 이는 두 배에 가까운 수치 였습니다.
이동하면서 수치가 변하길 바랬지만, 계속 유지되는 것을 보고, 어떤 특정 지역이 아니라, 차량 내부에 고준위 방사선 물질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360도 돌려 보면서 측정을 해 봤습니다. 그 결과, 저의 오른쪽에서 고준위 방사선이 측정되었습니다.
보통 자리에 앉으면 창가에 측정기를 뉘어 놓다 보니, 방향이 바닥을 향하게 했었습니다. 처음에는 알지 못 했죠. 900CPM 가 최고가 아니라는 것을. 이리저리 돌려본 결과, 오른쪽에서 최고 20uSv/h 가 기록되었습니다.
2. After Osan
그래서 결국 119 에 신고를 했고, 119 에서는 녹음과 기록, 그리고 자세하게 상황 설명을 요청하여 통화 하였습니다. 119 에 신고 이후부터 뭔가 국가 시스템이 움직이는 듯 했습니다. 믿을 것은 경찰이 아니라 소방국이었네요. 이 과정이 출발 후 40분 정도 걸렸으며, 상황 설명 하면서 다음 정차역인 오산역 경찰서로 인계 되었습니다.
오산역의 짧은 정차 중, 지구대에서 경찰관이 오셔서 측정기를 사진으로 찍고 가셨습니다. 다만, 오산역에서 몇몇 승객이 하차하시니, 그 이후에는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렇습니다. 승객중 누군가가 고준위 방사선 물질을 가지고 탑승한 것이였지요. 처음에는 열차 자체가 오염된 것으로 오해 했습니다. 설마 누가 고준위 방사선 물질을 가지고 탑승 했을 것이라고 생각을 못 했죠.
그 이후에 오산 경찰서와 지구대, 소방서 대원, 그리고 방사능 측정기를 가지고 있는 군부대에서 계속 연락오고 상황설명을 하면서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그러나, 경찰, 소방대원, 그리고 군부대가 오산역에 출동하여 그 지역 탐문과 측정을 했으나, 별다른 것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하고, 상황이 종료 되었습니다. 승객이 가지고 다녔으며, 역에서 떨어져 멀리 이동해 버렸으면, 현장 도착 후에는 뭔가 찾을 수는 없겠습니다. 괜히 소중한 국가 인력을 소진하지 않았는지 반성이 됩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저와 이야기를 잠시 나누었던 저의 옆자리 신사분이나 통로 건너편에 계신 분들 중에 누군가가 아닌가 합니다. 저의 오른쪽 방향중에 오산역에서 하차한 사람은 모두 3명 입니다.
3. Summary
집에 와서 기록을 살펴 봤습니다. 서울역사에 들어서면서도 전혀 이상이 없었으며, 17호차에서 18호차로 이어지는 구간에서 갑짜기 수치가 올라가기 시작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출발하기 직전 제가 시간 맞춰 앉았으므로, 앉는 순간에 수치가 최고를 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유추할 수 있는 것은, 저의 뒷칸의 17호 차도 아닌, 딱 저의 자리 근처였다는 것을 알 수 있겠습니다.
혹시 기계가 잘못 되었나 싶어, 껐다 켜길 반복했고, 한강을 건너면서는 GPS 지도상에 찍히는 값은 의미가 없고, 내가 앉아 있는 18호차의 문제라고 인지하고 log 남기는 것은 하지 않고 수치만 보는 것으로 했습니다.
한강철교 위에서 수치가 3.13uSv/h 군요. 이는 측정기의 센서 방향을 아래로 내렸을 때나 앞으로 향했을 때의 수치 입니다. 위의 동영상 처럼, 오른쪽을 향했을 시에는 20uSv/h 정도 였습니다.
4. uSv Unit
이번 경험을 토대로, 방사선량에 대하여 좀더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방사선 계량기만 가지고 다녔지, 그 수치의 의미는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조금 창피합니다.
제가 받은 방사선 최대량은, 계측기에서 기록된 20uSv/h 였습니다. 이 값을 가지고 여러가지 상황과 비교해 보겠습니다.
일단, 후꾸시마 원자력 발전소를 기준으로 알아 보죠. 후꾸시마 원자력 발전소 내부는 더 어마어마 하겠지만, 뚜껑이 날라간 후꾸시마 원자력 발전소 근처가 10uSv/h 정도이므로, 최고 2배의 방사선량을 맞은것이 됩니다.
아래 글과 표를 보면, 500CPM 또는 4.17uSv/h 일 경우는 빨리 그 장소를 벗어나라고 되어 있습니다. (후꾸시마 발전소 근처)
* Surfing Kauai’s Radiation Levels
참고로, 안타깝게도 10km 상공을 나는 비행기 안에서는 500CPM 이 넘는 수치 입니다. 꼼짝 없이 방사능 샤워를 하게 되는 거죠. 비행기에서 받는 방사능 보다, 무려 13배가 높은 수치가 20uSv/h 입니다. 아래는 비행기를 타고 12Km 상공을 지날때 측정한 방사능 양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 Hardware | bGeigie Nano 를 이용하여 방사능을 측정해 보자
아래는 열기구를 타고 올라갔을 때의 방사능 수치라고 합니다.
* Radiation Measurements in the Stratosphere
지상에서 20km 상공에서 가장 강하게 방사능을 받았고, 이 때 3.6uSv/h 라고 합니다. 저는 20uSv/h 를 40분동안 맞았네요.
별다른 문제 없이 지나갔지만, 이런 일들이 간혹이 아니라 자주 일어나는 일 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방사능은 무색/무취에 바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여서 사람들이 공포심을 가지기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직접 내가 감지하는게 아니니까요.
저 혼자만, 18호 차에서 홀로 공포에 사로잡힌 40분이었습니다.
5. Safety Zone
이와 같은 상황에 처했을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하나, 궁금하게 되었습니다. 딱 저와 같은 상황을 설명한 그림이 있네요.
* RADIOLOGICAL EXPOSURE DEVICE
- PDF file
전파의 성질은 거리 제곱에 반비례 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실제 계산하는 방법이 있는지 찾아 봤습니다. 방사선 물질에 관하여, 거리에 따른 계산에 대해 자세히 다룬 문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 ML11210B521 - 0477 - H117 - Introductory Health Physics - 05 - External Dose Rate Calculations. (34 page(s), 7/29/2011)
- PDF file
또한, 이를 쉽게 계산할 수 있는 사이트도 존재하더군요.
* Inverse Square Law Calculator for Radiation and python code solution
방사능 물질의 세기는 알수 없으나, 내가 받았던 방사능 소스가 1m 이내라고 가정하고, 어느정도 멀리 떨어져야 수치가 괜찮아 지는지를 계산해 보았습니다.
I₂ = I₁ × (d₁/d₂)²
위의 계산식을 이용하여 20uSv/h 에서, 평소의 0.05uSv/h 까지 떨어지려면, 아래와 같이 됩니다. 20m 를 넘겨야 피해가 없어지는 군요.
0.05 = 20 × (1/x)² → x² = 400 → x = 20
거리순으로 나타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m 일 경우 20m 거리를 두어야 안전하며, 만일 방사능 물질이 0.5m 일 경우 (바로 내 옆자리!), 10m 거리를 두어야 합니다.
Distance Dose Rate Bar (each █ ≈ 0.5 µSv/h)
(×current) (µSv/h)
─────────────────────────────────────────────────────────────
1× (now) 20.000 ████████████████████████████████████████
2× 5.000 ██████████
3× 2.222 ████
4× 1.250 ██▌
5× 0.800 █▌
6× 0.556 █
7× 0.408 █
8× 0.313 █
9× 0.247 ▌
10× 0.200 ▌
11× 0.165 ▌
12× 0.139 ▌
13× 0.118 ▌
14× 0.102 ▌
15× 0.089 ▏
16× 0.078 ▏
17× 0.069 ▏
18× 0.062 ▏
19× 0.055 ▏
20× 0.050 ▏ ← background level (0.05 µSv/h)
─────────────────────────────────────────────────────────────
Background threshold: 0.05 µSv/h (dashed line)
이 정도로 급감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므로, 가능한 방사능원으로부터 거리를 두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듯 합니다. 이 근거를 가지고 생각해 보면, 현무암이 많은 암산 등산시에 받는 방사선을 통해, 암산이 가지고 있는 방사선 세기는 꽤 강하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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