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헌혈 30회 달성




1. Changed Blood Type from A to O

대학생때인 20살 부터 시작한 헌혈.
맨 처음 헌혈은, 친한 친구와 운전면허 시험장에서 시험 보고 나오면서 였네요. 1종 보통 면허 필기시험을 보고, 시험장 정문을 나오자 마자 단아한 간호사분에게 이끌려 헌혈차에 올랐었습니다.

가족이 모두 A형 이고, 저도 원래 A 형 혈액이었습니다. 명백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유치원 들어가기 직전에 편도선 제거수술을 받았고, 그 때  차트에 A형이라고 적혀 있는 것을 기억합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부모님 손에 이끌려 편도선 제거 수술을 받았던 기억이 매우 선명히 남아 있습니다.

처음 헌혈 하던 때로 다시 돌아와, 그 간호사 분이 채혈 하시면서, "어... A형은 아닌데... 한번 더 검사해 볼께요" 하고, 다른 손가락에서 채혈을 한 번 더 했습니다. 고개를 갸우뚱 하시면서, "A형에 가깝기는 한데, O형이시네요. 이제부터 O형으로 알고 계세요" 라고 하셨네요.

네, 저는 혈액형이 바뀐 인간이었던 것 입니다. 부모님이 모두 AO 형이신게 아닌가 하네요. 말이 안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성격 또한 바뀌었습니다. 어렸을 적 A형인 시절에는 매우 소심하고 걱정이 많은 성격이었지만, O 형으로 바뀌면서 조금 내려놓은 성격으로 이때 쯤 해서 바뀌지 않았나 합니다. 바뀌는 시기는 성인이 된 20살 쯤으로 느껴 집니다.

어디에선가 봤는데, 1만명이었나, 10만명이었나, 저처럼 혈액형이 바뀌는 사례가 있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 후, 군대 입대 이후에도 간간히 오는 헌혈차에서 가능한 헌혈 했으며, 여자친구와 데이트 할 때에도 헌혈하러 같이 다녔습니다. 신기하게도, 그 때 당시 여자친구는 헌혈 30회를 넘겼으며, 훈장도 받았더랬습니다. 참고로, 그 분은 지금은 50회를 넘기셨네요.



2. 30 Times

오늘은 20년 이상 해오던 헌혈 30회가 되는 날 입니다. 그래서 간호사 분께 저의 분석 결과 찍어도 되냐고 양해 고하고 기록으로 남겨 봅니다. 올해 1월에 헌혈 했었군요. 글 올리기까지 10개월 걸렸습니다.


피가 잘 나오는 팔은 오른팔이라, 검사는 왼팔로 하고, 피 뽑는건 오른팔 입니다.


완료 후 사진.


30회 헌혈은 다종성분헌혈로 진행했습니다..




3. Red Connect

한국에서 헌혈과 관련된 앱은 "레드커넥트" 입니다. 이 어플을 통해 예약도 할 수 있으며, 헌혈 후의 성분검사 결과나 처리 과정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의 30회는 전혈 10회와 성분헌혈 20회로 구성되었네요.


동일하게 어플에서 그간 헌혈 기록도 모두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록을 보니, 일본에서 생활했던 때가 쏙 빠져 있네요.


확실하게 30번임을 증명해 주는 화면. 배지 시스템도 있어서, 헌혈 하면서 뭔가 성장하는 느낌도 줍니다.




4. Blood Donor Collection

예전에는 훈장을 지급 해줬는데, 지금은 선물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우선 문진 같이 생긴 컬렉션 입니다.


현장에서 바로 지급해 주며, 묵직 합니다.


그렇다고 합니다.


이 컬렉션의 의미가 설명되어 있네요.


짜잔~!


금속과 두꺼운 아크릴로 되어 있어서 매우 묵직합니다.


전면 아크릴은 네오디움 자석으로 붙어 있어서, 강하게 붙어 있지만 쉽게 분리할 수 있습니다.


30회 증명 컬렉션!


뒷면 입니다.


궁금해서 무게도 달아 봤습니다. 47.5g.




5. Certificate

포장증도 현장에서 바로 프린트 해서 줍니다.


대한적십자사.


30회는 은장인가 봅니다. 헌혈 유공장 이긴 합니다만, 뭔가 국가나 기관에서 주는 혜택은 없습니다. 명예 유공장.


문구는 프린트는 해 줬지만, 박힌 문양은 이쁩니다.


기념으로 스캔한 것도 올려 봅니다. 사실 이렇게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이사를 자주 하는 저같은 사람에게는 결국 짐이 되고, 마지막에는 쓰레기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6. Trophy

예전에는 훈장으로 되었었지만, 요즈음은 정책이 바뀌어서 유공패가 전달된다고 합니다. 이는 현장에서 바로 주지 않고, 따로 배송 등록을 해고, 등록지로 배송이 됩니다. 웹사이트에 들어가 주소 등록 했습니다.

  - 홍보관 > 헌혈유공자 > 신청


금방 도착. 한국의 배송 시스템.


헌혈 유공패.


30회는 은장이라고 합니다. 50회가 금장이고, 그 이후 100회, 200회로 가는 듯 합니다. 예전 훈장시절에는 200회 이후, 300회가 있었습니다.


보증서는 들어 있으나, 이게 필요할지는 의문입니다.


내 피가 잘 쓰이기만 바랄 뿐.


따로 주문을 넣어야 하는 이유는 이름을 각인하기 때문인 듯.


밑바닥 받침은 싸구려 플라스틱 재질이고, 분리해 보면 금속 유공패에 스크래치를 내는 구조인 듯. 마무리는 별로네요.


이것도 꽤나 무겁습니다.


이 각도로 찍어보고.


저 각도로도 찍어 보고.


1994년부터 시작한 헌혈은 2023년에 30회를 달성 하게 되었습니다.
좀 더 신경 썼더라면 충분히 더 할 수 있었을 터인데, 그러지 못 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래도, 좋은 곳에 쓰였을 나의 피를 생각하면, 이렇게라도 실천한 내 자신에게 잘했다, 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네요.

헌혈이 가능한 나이까지, 앞으로 몇 번을 더 할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좀 더 자주 헌혈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FIN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