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cking | 청계산 겨울 트레킹 - 서울구치소 입구 - 망경대 - 매봉 - 청계산입구역


1. 다시 산으로

2년동안 2주에 한번 씩 가던 백두대간을 완주하고, 주말에 집에 있으려니 몸이 쑤셨다. 주기적인 활동이 없어지면서 몸도 무거워 지는 것을 느꼈다.

다시 산을 타야겠다.

집에서 비교적 가까운 청계산을 타보기로 했다. 청계산은 이름만 들어봤지 처음이다. 전체적인 코스는 아래와 같이 짰다. 대략 13Km 정도이고, 빠르게 타다 보면 5시간 정도 걸릴 듯 했다.




2. 서울구치소 삼거리

백두대간을 타면서, 한가지 산을 타는 버릇이 생겼다. 백두대간은 능선을 타고 물길을 넘지 않는 대간길이다. 그래서 그런지, 능선이 시작되는 곳에서 산행을 시작하고 싶은 욕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렇게 산을 타면, 그 산을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느끼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 같다.

청계산 끝 자락을 보니, 서울구치소 삼거리 라는 버스정류장에서 내려서 가면 될 것 같다.

그런데, 막상 버스에서 내려 능선시작을 타려고 하니, 뭔가 좀 이상하다. 분위기 이상한 곳을 계속 나아가 보니, 서울구치소 정문이다. 능선은 서울구치소 옆구리부터 시작되는데, 출입을 할 수 없다.


지도 검색을 해보니, 산행길이 좀 떨어진 곳에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선 일반 도로를 통해 이동해 본다. 이 동네는 좀 습한거 같다. 유독 산행길에서 만나는 전선 타워. 이번에도 도심으로 내려오는 전선 탑을 만났다.


인덕원 IT 밸리 건물 앞에 오니, 초입이 보인다.




3. 이미마을

의왕대간 입구 표시. 내가 가려는 청계산 입구쪽이 아니라, 광교산 쪽으로 내려가는 코스의 초입이다. 광교산은 다음에 가보기로 하고, 일단 청계산 제일 높은 곳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청계산 등산로임을 확실히 알려주는 푯말.


다만, 여기서 또 욕심이 고개를 든다. 능선으로 가고싶다....
어느정도 갔다가 다시 입구로 돌아와 주위를 살펴 본다. 역시 능선길이 따로 있다. 이쪽으로 다시 올라가기 시작해 본다.


엥?!!! 중간에 길이 끊어져 있다. 고속도로에서 막혀버린 것. 자세히 보니, 예전에는 길이 있었던 것 같은데, 고속도로가 보수된 뒤로 아예 길이 없어진 듯 하다. 고속도로는 편리하게 만들어져 있으나, 능선이 끊어지는 모양이 되어 버렸다.


다시 내려와, 아까 갔던 초입을 통해 다시 올라가기 시작한다. 산길도 잘 나 있지만, 뭔가 아쉬움이 계속 뒷덜미를 잡는다. 푯말이 나온다. 내가 이미마을에서 왔다는 것을 알려주었고, 매봉 (응봉) - 망경대 쪽 매봉과 다른 매봉 - 쪽으로 나아간다.


제대로 가고 있는 듯. 초행길은 방향감각을 이용하여 길을 잘못 들지 않도록 긴장하면서 걷는다.


고도가 높아지니 내린 눈이 그대로다. 2월 말인데, 새벽에 눈이 조금 왔고, 먼저 왔던 눈들이 녹지 않아 겨울 산행 기분이 난다. 나는 여름보다, 바람불고 추운 겨울 산행이 더 좋다.


저 멀리, 인덕원의 IT 건물들이 보인다. 7-8년 전에는 삭막하고 아무것도 없었는데, 그 사이에 많이 변했다.


응봉(매봉) 으로 계속 나아간다.


여기는 의왕대간 길이라고 한다.


이번 코스에서 첫 번째로 만나는 봉우리인 응봉(매봉) 으로 계속 나아간다. 침대에서 미적거리다가 출발 시간이 늦어서, 산행 시작이 9시 30분경. 초입 헤매어서 10시 20분 정도부터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해서 마음이 급하다. 청계산 입구역까지 갈 수 있을까? 중간에서 다른길로 빠져야 하나 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꽤 높이 올라왔는지, 나무들도 모두 얼어있다.


역시 산행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


전망이 트이기 시작해서 좀더 멀리까지 잘 보인다.


눈은 차가운 것이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포근한 눈밭이다.




4. 응봉 (매봉)

청계산 매봉 - 응봉(매봉) 도착.


해발 370m 밖에 되지 않지만, 꽤 힘을 쓰면서 올라온 것 같다.


남북이 뒤바뀐 표지판. 표지판 상으로, 나는 석기봉 갈림길에서 북진 (밑) 으로 갈 코스이다.


전체 거리로 보면 거의 초입이다. 아직 갈길이 멀다.


소나무밭은 항상 편안하면서, 왠지 예스러운 멋이 있다.




5. 절고개

이 푯말은 위아래가 남북으로 제대로 되어 있다. 절이 근처에 있어서 그런지, 목탁소리가 들린다. 그래서 절고개구나.


청계사가 바로 밑에 있는 듯 하다.


언뜻 가족 눈사람 같이 보이지만, 눈이 쳐저 있는 표정은 스님을 표현한 것 같다. 입 꼬리의 각도와 눈썹이 절표한 표정을 만들었다.


갈림길이 나왔다.


이수봉, 국사봉 쪽으로 가면 된다.


초행길이니 푯말을 잘 보고 걸음을 옮긴다.


저어어어어기 망경대의 전파탑이 보이기 시작한다.


나는 전파탑을 좋아한다.


도심에서 가까운 산이라 그런지, 아파트와 건물들이 잘 보인다.


도심에 가까운 산의 느낌은 이런 것이네... 라고 생각하면서 산을 탄다. 백두대간을 타다 보면, 보이는건 산 이외에는 거의 없는데, 이런 도심에 둘러 쌓인 산을 타는 느낌은 뭔가 신기하다.


석기봉 갈림길에 거의 다와 간다.


저쪽 산은 관악산 같다. 다음에 가봐야지.


탁 트인 공간이 나오면 사진을 자동으로 찍게 된다.


올해 눈이 많이 와서 그런지, 여기저기 나무 가지가 많이 부러져 있다.




6. 석기봉 갈림길

석기봉 갈림길에서 망경대 쪽으로 살짝 내려온 위치이다. 내려갔다 올라가면 전파탑이 보이겠거니 하고 내려간다.


올해 눈은 수분을 많이 머금고 있어서, 무겁다고 뉴스에서 들었다.




7. 망경대

망경대 올라가는 중간 쯤에서 찍었다. 둥그런 구조물이 살짝 아래에 보인다.


바위길을 올라가다 보니, 위험한 낭떠러지 구간도 있다.


와씨!! 여기는 로프로 올라가는 구간도 있다. 눈으로 미끄럽기도 하고, 위험한 구간이었다. 쫄았다.


뜨핫, 올라와 버렸다, 망경대. 이 근처에서는 여기가 가장 높은 장소인 듯.


전파탑 건물이 바로 앞이다.


360도 파노라마로 남겨 본다.


동영상으로도 남겨 본다.


바람도 불고, 높아서 무섭지만, 자유로운 순간이다. 고민이나 마음에 남아있는 응어리 같은 것들이 올라오지 않는, 순수한 나만의 시간이다.


광교산 정상도 보인다. 다음에는 광교산 에서 시작하고, 거기서 이어서 오고 싶다.


나중에 알았지만, 눈위의 발자국을 따라가다 보니, 지금은 통제구간을 걷게 되었다. 가파른 산세, 절벽, 바위들 틈을 나아간다.


원래는 돌아가는 길로 가야 하지만, 이 산을 아는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발자국을 따라, 전파탑 바로 옆을 관통하는 예전 길로 나아갔다.


좀 무서웠지만, 안전하게 관통 하였다. 폐쇄된 등산로였다.


정상적인 등산로로 연결된 것을 알려주는 친근한 표지판이 보인다. 안심이 된다.




8. 혈읍재

마왕굴이라는 코스도 있다고 하는데, 나중에 되면 가 봐야겠다. 다만 또다른 폐쇄 등산로 인 듯. 매봉쪽으로 이동한다.


여기저기 눈의 무게로 부러진 소나무 가지들이 안타깝다.


혈읍재에서 보이는 도시 풍경.


아파트 건물이지만, 이렇게 보면 멋져 보인다.




9. 매봉

매봉 도착.


청계산길에서 옛길로 꺾이는 직전이다. 나는 청계산입구역 쪽으로 가야 하니, 옥녀봉 쪽으로 계속 북진할 예정.


중간에 매바위 라는 것도 있네요.




10. 충혼비

꼭 들러 보고 싶었으나, 늦게 시작한 산행이라 걸음을 재촉하고 체력이 떨어져 있던 때라, 이번에는 충혼비를 스킵하기로 했다. 다음에 다시 오면 꼭 들러 가리라.


국군장병과 전쟁 영웅들 께는 끝없이 감사의 마음 뿐이다.




11. 돌문바위

큰 바위 두 개가 기대어 지면서 만들어진, 관문 같은 장소이다.


뭔가 이루고자 하는 것을 마음에 떠올리면서, 여기를 세 바퀴 돌면, 그 뜻이 이루어 진다고 한다. 안할 수 없다. 원하는 것을 마음에 떠올리며 세번 돌았다.


안쪽은 이렇게 생겼고, 가까스로 머리에 닿지 않는다. 경건한 마음으로 세번 돌았다.




12. 옥녀봉 갈림길 1

옥녀봉으로 가는 갈림길.


이건 분명 가족이 만든 눈사람이다!


원터골 입구로 내려가면, 천계산입구역 쪽으로 쉽게 내려가는 길목이다. 다만, 나는 능선을 타고 내려가고 싶으니, 옥녀봉쪽으로 가다가 꺾을 예정이다.


청계산의 유래라고 한다.


올라프급 눈사람을 만났다!




13. 옥녀봉 갈림길 2

좀더 옥녀봉 쪽으로 올라간다.


이제 여기서 오른쪽으로 꺾는다.


꽤 내려왔더니, 진달래 능선 이라는 조망 좋은 곳이 나왔다.


서울의 양재가 보인다. 현대 자동차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서울이다.




14. 청계산입구역

끝까지 능선만 타고, 무사히 청계산입구역 까지 내려와서, 스타벅스에서 음료수 한 잔 마시고, 신분당선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입산 초입에서 헤매어 1시간 정도 까먹은거 포함 6시간 걸렸다. 지도상 거리로는 13Km 정도 되는 듯 하다. 마루금 거리는 약 1.3배 정도 되므로, 실제로 걸은 거리는 17Km 정도가 아닐까 한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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